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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와 '비타500'...뇌물 상자의 전설들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 헌정사상 네번째로 구속됐습니다.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윤옥 씨도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인데요.

김윤옥 씨는 재미사업가로부터 2007년 대선 직전 3만 달러가 담긴 고가의 명품백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고가의 명품 가방은 하나에 1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한다는 에르메스 명품백. 에르메스 가방은 과거에도 뇌물 사건에 연루돼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지난해에는 김영재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인에게 에르메스 백을 뇌물로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뇌물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 '뇌물 상자'로 특정 상품이 주목받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완구 당시 후보에게  '비타500 상자'에 돈을 담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파산선고가 났지만, 과거 중견가전업체로 이름을 날렸던 모뉴엘 역시 다양한 뇌물 공여 수법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담뱃갑 등에 500~10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넣어 건네거나, 과자박스·와인상자·갑티슈통에 오만원권을 넣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오만원권 등장 이전에는 큰 박스에 돈이 전달되곤 했는데요.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은 ‘차떼기 수법’으로 재벌 그룹들에 불법 대선자금을 거둬들여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2.5t 화물탑차를 통해 돈이 전달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이라 불리며 국민들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묻다 : 특혜국가와 적폐청산'의 저자 김광기 경북대학교 교수는 "권력자와 재벌이 상부상조하는 동안 나머지 국민들은 바보가 됐다. 학연·지연·혈연을 뿌리 뽑지 않는 이상 이런 부정·부패 사건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적 합의를 통해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 된 지금, 개혁과 제도 개선을 통해 '뇌물 상자'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소정 | 2018.03.23 15:26